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베어 쇼크` 뉴욕증시 급락..다우 194p↓

`베어 쇼크` 뉴욕증시 급락..다우 194p↓
베어스턴스 `유동성 악화` 인정..연준 `긴급수혈`
근원 CPI 전월과 동일..`물가우려 진정`
소비심리 `16년 최저`
[뉴욕=이데일리 전설리특파원] 14일(현지시간) 뉴욕 주식시장이 또 다시 신용위기 공포감에 사로잡히며 급락세로 마쳤다.

블루칩 중심의 다우 지수는 나흘만에 심리적 저항선인 1만2000선을 내줬다.

월가 대형 투자은행인 베어스턴스가 유동성 위기를 시인하고, 연방준비은행과 JP모간 체이스로부터 긴급 자금을 수혈받기로 했다고 밝히면서 신용 우려를 자극했다.

개장 전 발표된 인플레이션 지표가 예상보다 완만하게 나타나면서 상승 출발한 뉴욕 증시는 개장 직후 발표된 베어스턴스의 메가톤급 악재에 일순간에 무너져 내린 후 급락세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신용시장의 불안감이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긴급 성명서를 발표하고, 시장에 추가 유동성을 공급해나갈 것이라는 의지를 표명했다.

한때 300포인트 이상 떨어졌던 블루칩 중심의 다우 지수는 1만1951.09로 전일대비 194.65포인트(1.60%) 하락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51.12포인트(2.26%) 급락한 2212.49로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중심의 S&P500 지수는 1288.14로 27.34포인트(2.08%) 밀렸다.

국제 유가는 닷새만에 소폭 하락했다.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 4월물 인도분 가격은 전일대비 배럴당 12센트 하락한 110.21달러에 마감했다. 주간으로는 5.06달러 상승했다.

◇베어스턴스 `유동성 악화` 인정..연준 `긴급수혈`

베어스턴스는 유동성 위기를 시인하고 JP모간 체이스와 뉴욕 연방은행으로부터 긴급 자금수혈을 받기로 했다.

앨런 슈워츠 베어스턴스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24시간동안 유동성이 상당히 악화됐다"며 유동성 위기를 시인했다.

아울러 "시장의 신뢰 회복과 유동성 확충, 정상적인 영업 지속을 위해 자금 수혈을 받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슈워츠 CEO는 "유동성 위기에 대한 루머를 퇴치하기 위해 노력해왔으나 루머가 자금 상황을 더욱 악화시켰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신용 우려가 고조되자 연준은 긴급 성명서 발표를 통해 위기감 확산 방어에 나섰다.

연준은 베어스턴스에 대한 긴급 자금지원을 만장일치로 승인한 뒤 "시장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며 "금융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기능하도록 하기 위해 필요한 유동성을 지속적으로 공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자금 지원은 JP모간이 연준의 재할인 창구를 통해 자금을 조달해 베어스턴스에 지원하는 형식으로 이뤄진다. 베어스턴스는 투자은행으로 재할인 창구에서 직접 대출을 받을 수 없기 때문에 은행인 JP모간 체이스의 도움을 받기로 한 것이다.

이같은 자금 지원안은 지난 1930년대 대공황기에 제정됐으나 지금까지 거의 사용되지 않았다. 사실상 공적자금이다.

월가에서는 베어스턴스의 유동성 위기 해소를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30억∼50억달러가 필요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자금 지원규모는 베어스턴스의 담보가치에 따라 결정된다.

베어스턴스에 자금을 지원하기로 한 JP모간은 "향후 28일간 뉴욕연은과 베어스턴스에 안정된 자금을 조달해주기로 했다"며 "지속적인 자금 지원 등 다양한 대안도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베어스턴스는 지난 12일 유동성 위기설이 불거지자 슈워츠 CEO가 직접 나서 "시장의 극심한 변동에 대응하기에 충분한 유동성을 갖고 있다"고 발언하는 등 진화에 나섰으나 결국 이틀 만에 유동성 위기를 시인했다.

◇베어스턴스 50% 폭락..금융주 일제 `하락`

베어스턴스(BSC)가 47.4% 폭락했다.

국제신용평가사인 스탠다드 앤 푸어스(S&P)는 이날 베어스턴스의 신용등급을 `BBB`로 세 단계 하향 조정했다.

`BBB`는 두번째로 낮은 투자등급. S&P는 베어스턴스의 신용등급이 추가로 하향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한 단기 신용등급도 `A1`에서 `A3`로 낮췄다.

다이앤 힌튼 S&P 애널리스트는 "베어스턴스에 대한 유동성 지원안은 긍정적이지만 단기적인 해결책으로 장기적인 문제를 해소하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며 "변동성이 심한 현 시장 상황에서 베어스턴스가 지속적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을지 우려스럽다"고 분석했다.

리먼브러더스(LEH)도 14.6% 급락했다.

리먼브러더스는 이날 40개은행으로부터 3년만기의 20억달러 신용공여한도(크레딧라인)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베어스턴스 사태의 악영향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른 금융주들도 일제히 밀려났다.

씨티그룹(C)이 6.1%, JP모간 체이스(JPM)가 4.1% 하락했다.

AIG(AIG)는 씨티그룹이 크레디트 디폴트 스왑(CDS) 등 투자손실을 반영해 목표가격을 47달러로 32% 낮추면서 3.1% 내렸다.

미국 오하이오주 최대은행인 내셔널시티(NCC)도 12.4% 밀렸다.

국제신용평가사인 무디스는 내셔널시티가 상당한 규모의 모기지 관련 자산을 상각할 전망이라며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했다.

야후(YHOO)와 마이크로소프트(MSFT)도 각각 2.9%, 2.3% 하락했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MS와 야후 경영진들이 MS의 야후 인수제안 이후 처음으로 만나 관련 내용을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근원 CPI 제자리걸음..`물가우려 진정`

미국의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월가 예상치를 하회하며 제자리 걸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유가와 상품가격의 고공행진으로 고조됐던 인플레이션 압력에 대한 우려가 다소 진정됐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추가 금리인하 여력에도 숨통이 트이게 됐다.

미국 노동부는 2월 CPI가 전월과 동일한 수준에 머물렀다고 발표했다.

변동성이 심한 유가와 식료품 가격을 제외한 근원 CPI도 전월과 동일했다. 이는 지난 2006년 11월 이래 최저치다.

CPI와 근원 CPI 모두 마켓워치가 집계한 월가 전망치를 하회했다. 월가는 2월 CPI와 근원 CPI 모두 0.2%씩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었다.

다만 연준이 금리 결정 과정에서 가장 많이 참조하는 인플레이션 지표인 근원 CPI는 연간 2.3% 올라 연준의 안심권인 1~2%를 웃돌았다. 그러나 1월 상승률 2.5%보다는 하락했다. CPI 연간 상승률도 4.3%에서 4.0%로 완화됐다.

이같은 수치는 인플레이션 압력이 시장의 우려만큼 높지 않다는 연준의 판단이 옳았음을 입증한 것이다. 연준은 경기둔화로 인해 인플레이션 압력이 완화될 것으로 전망해왔다.
 
◇3월 소비심리 16년 `최저`

미국의 소비심리는 16년래 최저 수준에 머문 것으로 나타났다.

미시간대학은 3월 소비자신뢰지수 예비치가 전월의 70.8에서 70.5로 소폭 하락했다고 밝혔다.

이는 16년래 최저 수준. 그러나 월가 전망치인 69.0은 웃돈 것이다.

고유가와 고용시장 냉각 등으로 소비심리가 좀처럼 개선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데일리 전설리 특파원 slj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