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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경제 이미 침체” 펠트스타인 하버드대 교수

“미국 경제 이미 침체” 펠트스타인 하버드대 교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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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미경제연구소(NBER) 회장인 마틴 펠트스타인 하버드대 경제학과 교수가 “미국은 지금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악이 될지도 모르는 경기 침체(recession)에 진입했다”고 말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14일(현지시간) 전했다. NBER은 미국의 경기 순환주기를 공식 판정하는 민간 기구다.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와 관련해 이 단체 인사가 경기 침체가 이미 시작됐다고 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펠트스타인 교수는 플로리다주 보카래튼에서 열린 선물산업협회(FIA) 회의에서 “미국 경제가 이미 침체에 빠졌다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침체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악이 될 가능성에 대해 묻는다면 ‘그렇다(yes)’고 답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1월에는 경기 침체 가능성을 50% 정도로 예측했다. 그러나 이번엔 “지난 몇 달간 공개된 거의 모든 미국의 경제지표가 횡보하거나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며 사태의 심각성을 강조했다. “금융시장에서 거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고, 금융사들은 (보유한) 자산가치에 대한 신뢰 상실로 고통받고 있다”는 말도 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전 세계 금융회사들이 지난해부터 지금까지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입은 손실은 이미 1950억 달러에 달한다.

그는 특히 “경제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금리 인하에 빠르게 반응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정부의 세금 감면과 투자 인센티브 정책도 일시적인 효과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통화정책은 과거와 같은 효과를 내기 어렵고, 경기부양책도 올해 하반기에 성장을 돕겠지만 경기 하강을 잠시 멈추게 하는 것 이상의 효과를 내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미국은 1945년 이래 열 번의 경기 침체를 겪었다. 평균 지속기간은 10개월로 81∼82년 16개월을 끌었던 침체가 가장 길었다. NBER은 경기 침체가 일어나면 보통 6∼18개월 뒤에 이를 공식적으로 선언한다. 미국 학계는 일반적으로 2분기 이상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일 경우 침체(경기 후퇴)로 정의한다.


김선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