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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2弗이라니`…베어스턴스 `매각` 없던 일로?



`단 2弗이라니`…베어스턴스 `매각` 없던 일로?
JP모간체이스, 베어스턴스 주당 2弗에 인수 합의
베어스턴스 주주, 매각으로 큰 손해…반대 여론 형성
주주 승인 위해 인수가 오를 가능성 커져
JP모간外 `인수능력` 가진 금융사 없어
[이데일리 김국헌기자] "본사 건물 가격의 4분의 1에도 못 미치는 값에 미국 5위 투자은행을 팔다니 말도 안된다!"

미국 3위 은행 JP모간 체이스는 베어스턴스를 헐값에 잘 샀다고 호평받았지만,
인수 조건이 너무 좋은게 오히려 인수에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이다.

JP모간은 지난 16일 베어스턴스를 주당 2달러(총 2억3000만달러)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발표 직후 주주들이 인수 조건에 강한 불만을 품고
있어, 인수가를 올리지 않으면 인수 자체가 무산될 위험이 높아졌다.

▲ JP모간에 11억달러에 팔리게 된 베어스턴스 본사 건물. 베어스턴스 기업 매각 가치는 2억3000만달러로, 본사 건물 가치의 4분의 1에도 못 미쳤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8일(현지시간) 베어스턴스 주주인 영국 억만장자 조셉 루이스와 베어스턴스 직원이 주당 2달러에 베어스턴스를 매각하는 것을 반대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이날 베어스턴스 주가는 5달러91센트로 마감한 상황. 투자자들은 헐값 매각으로 큰 손해를 입게 된 주주 사이에 매각 반대 움직임이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베어스턴스 지분 9%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루이스는 이번 매각으로 10억달러 이상 손해를 보게 됐다. 한 언론에서는 루이스가 적극적으로 JP모간 말고 다른 인수자를 찾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루이스의 측근은 이 사실을 부인했고, 루이스가 JP모간의 인수를 받아들였지만 더 높은 인수가를 요구할 것이라고 전했다.

또 전체 지분의 30%을 보유한 베어스턴스 직원들도 매각 조건에 불만을 품고
있는 상황. 지난 주말까지만 해도 베어스턴스 매각가는 20억달러 정도로
예상됐던 매각가가 10분의 1 수준으로 결정났기 때문이다.

베어스턴스 모기지 사업부를 이끌고 있는 토마스 A. 마라노와 주식 부문 공동
대표인 브루스 리스먼은 격분했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그러나 JP모간은 인수를 자신하고 있다.

3000억달러에 달하는 베어스턴스의 대차대조표를 떠맡고, 베어스턴스의 자산을
유동화시키기 위해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300억달러 지원을 이끌어낼 수
있는 인수자는 JP모간 뿐이라는 것.

실제로 베어스턴스의 손실 상각을 위해 60억달러를 따로 유보해놓을 정도로
자금력이 있는 월가 금융사는 JP모간이 유일하다는 것이 월가의 평.

또 인수 계약이 무산돼도, 베어스턴스 본사를 11억달러에 사들이는 조항은
살아남게 돼 새 인수자는 베어스턴스 본사 건물부터 알아봐야 한다는 점도
제2의 인수 경쟁사가 개입할 여지를 줄였다.

다른 투자은행이 베어스턴스 인수에 관심없다는 점도 JP모간의 입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골드만삭스의 데이비드 비니아르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베어스턴스의 일부 사업부를 살 생각이 없다고 딱 잘라 말했다.

다만 JP모간이 인수를 자신하더라도 인수가를 올려줄 가능성은 있다. 주주가
반대하면 인수가 지연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주주 총회는 이번 매각 결정을 앞으로 2개월 안에 표결에 부친다. 매각 결정이
부결되면 주주에게 다시 12개월의 시간이 주어진다.

이데일리 김국헌 기자 papercu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