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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학에 거액 내놓은 30대 중국인


미국 대학에 거액 내놓은 30대 중국인
[중앙일보] 2010년 01월 11일(월) 오전 01:30

[중앙일보 장세정] 미국 예일대를 졸업한 30대의 중국인 사업가가 모교에 888만8888달러(약 100억원)의 거액을
기부하기로 했다. 예일대 측은 쌍수를 들어 환영했지만, 중국에서는 찬반 논란이 일고 있다.

10일 중국 언론에 따르면 리처드 레빈 예일대 총장은 4일 중국을 방문해 베이징(北京)의 한 호텔에서 기부금
 모금 행사를 벌였다. 레빈 총장은 이날 행사 직후 학교 홈페이지를 통해 “2002년 예일대학 경영대학원에서 경영학석사(MBA) 과정을 이수한 졸업생이 888만8888달러를 기부하기로 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기부를 약속한 인물은 중국 국적의 사업가 장레이(張磊·사진)였다. 가오링(高<74F4> )자본관리공사(힐 하우스
캐피털 매니지먼트)의 설립자로 지금도 대표를 맡고 있다. 몇 년 전 3000만 달러로 시작한 이 투자회사는 현재
25억달러(약 2조8000억원) 규모의 투자 자금을 굴리고 있다.

중국 인민대학을 졸업한 장 대표는 미국으로 건너가 2002년 예일대 경영대학원을 마쳤다. 그 뒤 그는 예일대
기금을 관리하는 회사인 예일엔다우먼트에서 투자 노하우를 익혔다. 또 뉴욕증권거래소의 국제담당 이사와
중국 수석대표를 거쳤다.

기부 의사를 밝히면서 장 대표는 “예일대가 내 인생을 바꿔놓았고 내 회사도 예일대에서 배운 경험을 바탕으로
 만들었다”며 “모교에 고마움을 표시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현재 예일대 베이징 동창회 부회장을 맡고 있다.

예일대 측은 “신축 예정인 경영대학 새 캠퍼스 강의동에 장 대표의 이름을 새기겠다”며 “국제관계 연구
프로젝트와 중국 관련 활동에도 기부금을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의 기부를 놓고 중국 네티즌들은 찬반으로 갈려 논란을 벌이고 있다. 일부 네티즌이 “자신을 키워준
 중국의 모교를 먼저 도와야 했는데 순서가 바뀌었다”고 지적한 것이다. 물론, “용기 있는 행동”이라는 찬사도
 많다. 또 다른 네티즌들은 “개인의 인생을 바꿔놓지 못할 만큼 중국의 대학 교육이 낙후돼 있다는 사실이 재차
 확인됐다”며 “결과적으로 장 대표가 중국 대학 교육에 일침을 가했다”고 꼬집었다.

장 대표가 888만8888달러를 기부한 이유는 중국인들이 8자를 길하다고 믿는 데서 비롯했다. 숫자 8의 중국어
발음(ba)과 ‘돈을 번다’는 뜻의 중국어 파차이(發財)의 첫 글자 발음(fa)이 유사하다.

베이징=장세정 특파원

▶장세정 기자의 블로그 http://blog.joins.com/zhshz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