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반기문 이어 김용… 코리안, 세계기구 빅3(유엔·세계은행·IMF)중 2곳 장악

반기문 이어 김용… 코리안, 세계기구 빅3(유엔·세계은행·IMF)중 2곳 장악

 
국제사회서 한국계 약진 상징… 개발도상국가들의 롤 모델로
 
이종욱 WHO 前 사무총장 등 한국계 인사들 호평도 한몫

2006년 초 반기문 당시 한국 외교부 장관이 유엔 사무총장에 도전하겠다고 나섰을때 그는 다른나라들이 거의 주목하지 않는 후보였다. 한국은 분단국인 데다, 중국과 일본을 제치고 아시아의 대표를 자처하기엔 국가의 크기와 국력 등에서 밀렸기 때문이다. 그러나 2006년 10월 한국은 세계를 놀라게 했다. 1991년 유엔에 가입한 한국의 외교관이 유엔 가입 15년 만에 세계 평화와 정무(政務) 사안 전반에 관여하는 유엔의 수장에 오른 것이다. 반 유엔 사무총장은 지난해 재선에 성공해 6년째 유엔을 이끌고 있다.

◇국제기구 빅3 중 2곳 한국인·한국계가 맡게 돼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한국계 미국인인 김 용 다트머스대학 총장을 세계은행 총재 후보로 지명한 것은 반 총장의 당선 못지않게 의미 있는 사건이다. 김 총장이 세계은행 총재에 선임되면, 유엔과 세계은행, 국제통화기금(IMF) 등 세계의 정치·경제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국제기구 '빅3' 중 2개 기구를 한국인 또는 한국계가 이끌게 된다.

국제사회의 정무(유엔)와 경제 및 개발(세계은행)을 책임지는 자리를 2명의 한국계가 맡는 것은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위상이 그만큼 커졌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평가가 나온다.

◇재미교포의 주류 사회 진출 활발

대한민국은 1961년 1인당 국민 소득이 82달러로 당시 아프리카 가나의 179달러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그러나 50여년 만에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으로 성장했고,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원조를 주는 나라가 됐다. 또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으로 진출한 한국인들은 각국의 주류 사회에 진입하면서 세계의 개발도상국이 가장 따르고 싶어하는 모델로 발돋움했다.

특히 200만 명이 넘는 재미교포 사회의 성장은 성공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재미교포 2·3세들은 부모 세대의 노력에 힘입어 미국 사회의 각 분야에서 인정을 받으며 좋은 이미지를 만들었다. 김 총장은 부모를 따라 5살 때 미국으로 이민을 가 하버드대 등을 거치며 주류사회 진입에 성공했다.

김 총장 외에도 미 행정부와 입법부 등 곳곳에서 한국계가 활동하고 있다. 오바마 행정부에는 보건복지부의 하워드 고 차관보, 크리스토퍼 강 백악관 선임 법률고문 등이 고위급 인사로 활동 중이다. 최근에는 한국계인 석지영씨가 미국 하버드대 법대 사상 최초로 동양계 여성 종신교수에 임명되기도 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해에는 한국계인 성 김 전 대북특사를 첫 한국계 주한미국대사로 임명했다.

◇오바마의 한국에 대한 호감

오바마 대통령이 김 총장을 세계은행 총재로 지명한 데는 그동안 국제사회에서 요직을 맡아 온 한국계 인사들이 좋은 평가를 받은 것이 영향을 미쳤다고도 할 수 있다. 한승수 전 국무총리는 2001년 외교부장관으로 재직 당시 유엔총회 의장을 맡아 1년간 활동했다. 지난 2006년 타계한 이종욱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은 2003년 한국인으로서는 최초로 선출직 유엔 전문기구 수장이 됐다. WHO에서 20년 넘게 근무하면서 좋은 평판을 쌓은 이 전 사무총장은 1만명이 넘는 WHO 직원들을 무리 없이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오바마 대통령이 한국인들의 근면함과 뛰어난 능력에 대해서 여러 차례 찬사를 보낼 정도로 한국에 호감을 갖고 있는것도 김 총장의 발탁에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

 

[이하원 기자 May2@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