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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어스턴스마저 … 월가 ‘쇼크’ [중앙일보]

미 FRB, 5위 투자은행에 긴급 구제금융 지원          
  •   JP모건에 팔릴 듯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채권에 물려 자금난을 겪고 있는 미국 5위의 투자은행 베어스턴스가 곧 긴급 구제금융을 받는다.

최근 칼라일 캐피털이 파산 위기에 몰린 데 이어 월가의 주요 투자은행인 베어스턴스가 자금난에 빠지자 미국 금융계에선 연쇄 부실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14일(현지시간) 뉴욕연방준비은행이 JP모건 체이스에 저리 자금을 공급하고 이를 다시 베어스턴스에 대출해 주는 방식으로 긴급 자금지원에 나선다고 발표했다.

지원 규모는 베어스턴스가 내놓을 담보에 따라 달라지는데 30억~40억 달러로 추정된다. 대출 기간은 28일이다.

지난해 8월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시작된 이후 미국 금융당국이 개별 금융사에 구제금융을 지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AP통신은 이 같은 지원은 대공황 이후 거의 사용되지 않았다며 FRB가 긴급 지원을 위해 이례적인 방법을 동원했다고 보도했다. 또 뉴욕 타임스는 15일 이번 사태를 계기로 미 금융계 내 ‘파산 도미노’가 올 수 있다는 우려마저 고개를 들고 있다고 보도했다.

베어스턴스의 앨런 슈워츠 최고경영자(CEO)는 구제금융과 관련, “회사의 유동성이 지난 24시간 동안 심각하게 악화됐다”며 “시장의 신뢰 회복과 정상적인 영업을 위해 자금 지원을 받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미국 언론들은 베어스턴스가 다른 금융사에 인수되는 건 시간 문제라고 전망했다. 월스트리트저널 등은 이번에 도와준 JP 모건을 비롯해 시타델 인베스트먼트그룹, 사모펀드인 JC 플라워스 등이 인수자로 나섰다고 보도했다.

한편 조지 W 부시 대통령도 15일 뉴욕 경제클럽 연설에서 “FRB와 재무부 주도로 베어스턴스에 대한 긴급 구제금융 지원을 결정했다”며 “앞으로도 시장 안정을 위해 적절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또 백악관은 17일 금융위기 대책회의를 긴급 소집한다고 발표했다. 이 회의에는 헨리 폴슨 재무장관과 밴 버냉키 FRB 의장, 증권거래위원회와 선물거래위원회 대표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뉴욕=남정호 특파원

◇베어스턴스=1923년 설립된 미국 5위의 투자은행. 40년대 뉴욕시 채권 투자 등으로 큰 성공을 거뒀다. 85년 기업 공개를 했고 2002년엔 5억 달러를 들여 45층짜리 사옥을 짓는 등 사세를 확장했다. 최근 문제가 된 서브프라임 모기지 채권 투자로 한때 큰 수익을 올렸으나 지난해부터 주택시장이 침체에 빠지면서 관련 헤지펀드 2개를 청산하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