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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턴 미 국무장관 인터뷰

 

중앙일보 김수정 기자가 만난 클린턴 미 국무장관

61세의 마담 세크리터리(Madam Secretary)는 밝고 당당하고 강했다. 그가 지나가는 것을 본 호텔 종업원들은 "빛이 나는 것 같다”고 했다.

20일 오후 4시35분 서울 힐튼호텔 3층 프레스룸. 힐러리 클린턴(사진 오른쪽) 미 국무장관이 캐슬린 스티븐스 주한 미 대사와 함께 들어섰다. 클린턴 장관이 한국의 여성 언론인들을 만나고 싶다고 요청해 마련된 라운드 테이블 간담회 자리다. 신문·방송사의 외교 담당기자 5명이 초청됐다.

클린턴 장관은 스티븐스 대사의 소개로 한 사람 한 사람과 악수를 나눴다. 손에 적당히 힘을 주면서 빨아 당기듯 깊숙이 눈을 맞추며 “만나서 정말 반갑다”고 인사했다.

“이화여대 행사가 너무 좋았다. 꿈을 가진, 젊은 여성들 한 명 한 명이 자랑스럽다”고 했다. 청중 앞에서 에너지를 충전한 듯했다. 1995년에도 그랬다. 그는 퍼스트레이디 시절 의료개혁특위 위원장으로 활동하다 의회 반대로 무산되자 정치적으로 코너에 몰렸다. 그는 95년 9월 베이징 ‘여성 대회’에 참석한 수많은 청중 앞에서의 명연설로 정치적 재기의 전환점을 마련했다.

간담회 시간은 20여 분. 1993~2000년 퍼스트레이디로 80여 개국을 여행하면서 몸으로 익힌 감성과 강력한 대선 후보로서의 흡인력과 당당함, 정교함이 묻어났다.

-김정일 위원장을 만날 건가.

“계획도, 의도도 없다. 고려하고 있지도 않다.”

퍼스트레이디를 거쳐 ‘겸손한 초선 상원의원’역을 충실히 했던 그는 이번에는 확실한 오바마의 ‘참모’로 변신해 있는 듯했다.

- 다시 대선에 도전할 건가.

“모든 직업이 내겐 의미가 있었다. 지금은 국무장관으로 최선을 다할 것이다. 국가를 위해 일하고, 오바마 대통령을 지원하는 데 힘쓸 것이다.”

- 반미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어떤 노력을 취할 건가.

“서울 거리에서 나를 환영하는 사람들의 사진을 신문에서 봤다. 무척 흥분됐다. 전 세계에서 미국의 새 대통령과 새 정책을 반기고 있다. 우리는 동맹과 우방들의 경험을 들을 것이다.”

-지난해 포린어페어지 기고문에서 ‘아시아에서 미국의 중요 상대는 중국’이라고 했다.

“오해다. 미국과 한국·일본과의 관계는 바위처럼 단단하다. 마치 가족 같은 관계다. 그러나 중국과의 관계 개선을 해 나가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아주 젊고 에너지가 넘쳐 보인다. 비결은 뭔가(사실 그녀는 화면이나 사진보다 실제 얼굴이 작았고 참 예뻤다).

“누군가가 그 말을 녹음해 두면 좋겠다. 나는 내가 하는 일을 사랑한다. 또 잘되지 않은 일을 후회하는 데 시간을 그다지 낭비하지 않는다. 올 6월 아흔이 되는 어머니가 계시다. 유전적 요소도 있는 것 같다. 나에겐 행운도 많았다. 사실 비타민을 복용하긴 한다.”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