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LIVEOVERFLOW Beautiful Life Fun GIFTS TALENTS I Know , Learn/Lead Mentor

국내 MBA 샐러리맨 `억대연봉` 지사장으로


국내 MBA 샐러리맨 `억대연봉` 지사장으로



학비가 수억 원에 달하는 미국 MBA. 고액 연봉의 지름길로 여겨져 큰 인기를 끌었지만 희소성이 줄면서 대우는 예전만 못한 게 사실이다. 미국 톱클래스 MBA도 자리 잡기 어렵다는 요즘, 한 봉급생활자가 국내 MBA만으로 글로벌 기업 한국지사장으로 발탁됐다. 올해 2월 세계 7위 물류자동화 솔루션 업체인 스위스 로그의 한국지사장으로 부임한 위견 지사장을 지난 9일 서울 중구 사무실에서 만났다. 위 지사장은 2000년 삼성에 입사해 삼성SDS 과장으로 일하던 10년차 봉급생활자였다.

"다섯 살짜리 딸아이가 있어서 2년짜리 MBA는 부담이 되더라고요. 1년짜리 서울대 MBA 과정이 딱이었죠. 기간은 짧은 대신 압축적으로 배울 수 있어 좋았어요."

회사를 휴직하고 수업을 듣던 그에게 기회가 찾아온 것은 지난해 4월 학교 게시판에서 한 외국계 회사가 '한국 시장 진출 전략'을 공모한다는 것을 보게됐다.

서울대 MBA 동기생 4명과 보고서 작성에 매달렸다. 핵심은 중국에 기반을 잡은 회사가 거리도 가까운 한국에 왜 와야 하는지를 설득하는 것이었다. 위 지사장은 "처음엔 한국의 경제 규모가 세계 11위 수준이라는 것도 잘 모르더라"면서 "폐쇄적인 기술을 사용하는 일본과 달리 한국은 수출중심 국가라 개방적이고 또 중국에 비해 기술적으로 성숙한 만큼 지사를 설립해 전략적으로 키울 필요가 있다는 논리를 내세웠다"고 말했다.

개방적이면서도 중국에 비해 선진 시장인 한국에 지사를 설립할 경우, 여기서 생기는 노하우를 아시아 시장에서 바로 적용할 수 있다는 얘기에 스위스 본사 관계자들도 공감했다.

스위스 본사의 마음을 움직인 위씨는 한국지사장으로 뽑혔다. 연봉도 이전 직장에 비해 2배나 올라 억대 연봉자 대열에 들어서게 됐다.

위 지사장은 "보통 대기업에서 일하면 자신이 아는 분야만 잘 알기 마련인데 MBA엔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이는 만큼 회계나 재무 같은 내용도 배울 수 있었다"면서 "최고경영자(CEO)로 발탁되기 위해선 종합적인 능력을 배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재화 기자 / 사진 = 이충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