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쪽방촌 병원의 하루

 

MBC | 입력 2009.08.08 22:12 | 수정 2009.08.08 22:15

 


[뉴스데스크]

◀ANC▶

우리 이웃의 일상을 밀착해 들여다보는 연속기획 하루입니다.

오늘은 의사부터 초등학생까지 수백 명의 자원봉사로만 운영되는 쪽방촌의 어느 병원 이야기입니다.

전재호 기자입니다.

◀VCR▶

신경외과 전문의 고영초 박사의 하루는

아침부터 2개나 잡혀 있는 수술로

시작됐습니다.

수술실 안에 흐르는 팽팽한 긴장감.

환자들을 진찰하고 상담하느라 바쁜 일상.

예순을 바라보는 의사에겐

힘에 부치는 일과였지만, 매주 수요일엔

퇴근 뒤 일과가 더 남아있습니다.

영등포 쪽방촌에 숨은 듯 자리한 요셉의원.

노숙자와 외국인 근로자,

건강보험을 가질 수 없는 사람들을

무료로 치료해주는 곳입니다.

◀SYN▶ 고영초 신경외과전문의/22년 봉사

"예전에 처음에는 굉장히 힘들었어요.

냄새도 나지, 때로는 성질이 보통이 아닌

사람들도 있었고요...""

오늘은 30분이나 늦었습니다.

이미 22년째 해온 일이지만

기다리는 환자 생각에 마음은 항상 급합니다.

◀SYN▶ 고영초

"여기 오는데, 뭐 큰마음 먹고 오는

사람들도 많을 것 같고요. 여기 아니면

도움을 받기 힘든 사람들이 많잖아요."

낮 1시부터 문을 여는 병원은

저녁이 되면서 붐비기 시작합니다.

원장 신부님이 사용하던 방은 안과로 바뀌고,

몇 안 되는 방은 그날그날 진료 과목에 따라

치과 내과, 피부과로 변신합니다.

◀EFFECT▶

"옛날 옛날에 왔는데요.

[치과가 처음이에요?] 예."

약국도 방사선 촬영도

모두가 자원봉사자입니다.

10여 개 진료과목, 120명의 의료진이

요일마다 두세 시간씩 봉사하기 때문에

종합병원이 되는 겁니다.

◀SYN▶ 정재림 안과전문의

"안과의사라는 그런 조그만 달란트(재능)를

이용해서 제가 받은 은혜를 사회에 다시

봉사를 한다고 생각합니다."

병원 1층은 식당이기도 합니다.

제대로 먹지 못해 생긴 병이 많다 보니

고기반찬을 준비했는데, 소문이 나면서

가장 붐비는 식당이 됐습니다.

◀SYN▶ 윤마리아/식당봉사

"2시간에서 3시간씩 자기에게 맡겨진 시간,

자기가 맡은 시간에 오셔서 봉사가고 가시죠."

정부지원금 한 푼 없이

전현직 의사에서 가정주부,

회사원에서 초등학생까지

600여 명의 자원봉사자들은 지난 87년부터

40만 명의 이웃을 돌봐왔습니다.

◀SYN▶ 이문주 원장/요셉의원

"처음부터 후원자들에 의해서,

또 봉사자들에 의해서 시작됐거든요.

그 정신이 합쳐져서

오늘까지 이어져 오는 거죠."

누군가 내려놓은 두세 시간이 모여서

요셉의원의 하루는 그렇게 만들어져왔습니다.

◀SYN▶ 고영초

"이거 돈도 안 들고, 그냥 내가 가지고 있는

지식과 체력을 남을 위해서 조금만 써주면

그 사람들에게 큰 도움이 되고

나도 아주 기쁘고..."

MBC 뉴스 전재호입니다.

(전재호 기자)

[저작권자(c) MBC (www.imnews.com) 무단복제-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