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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인터뷰>차기대선 도전하나… “나이 많다고? 열 확나네, 결정한 후에 말해줄게요”


<파워인터뷰>차기대선 도전하나… “나이 많다고? 열 확나네, 결정한 후에 말해줄게요”

 
이회창 대표는 차기 대선 도전 여부에 대해 끝내 확답을 주지 않았다. 하지만 그 행간에서 많은 무언의 의지를 읽을 수 있었다. 먼저 “자유선진당 의원들을 만나면 총선 전망이 없다는 얘기를 한다”고 들이댔더니 “우리 충청권 의원들이 참 걱정들이 많다. 하지 않아도 될 걱정들인데”라며 웃어 넘겼다. 그는 곧 정색한 표정으로 “수권정당이 되겠다는 권력 의지를 가져야 한다”면서 “당 구성원들이 어떤 상황이 되든 간에 그것을 성취하고자 하는 굳은 의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대목에서 ‘이때다’ 싶어 “대선에 대한 정치적 의중이 담긴 말씀이시냐”고 잡아챘다. 하지만 그의 대답은 기대를 저버렸다.

“이게 어렵습니다(웃음). 이렇게 얘기하면 마치 ‘이회창이 대권 의지를 표현했다’고 하고, 그렇게 얘기하지 않으면 ‘이회창이 포기했다’는 얘기가 나오고. 그 문제에 대해 제가 준비한 현답은 ‘아직은 그것을 언급할 시기가 아니다’는 것입니다. 지금도 보세요. 제가 안보에 관련된 얘기를 많이 하니까 대권 의지를 보인 것이라고 하잖습니까. 참 말하기 힘들어요. 이해해 주세요.”

그의 짧은 답을 다시 물고 늘어졌다.

―다시 대권에 도전하기에는 연세가 너무 많다는 우려가 있습니다. (이 질문이 끝나자마자 이 대표는 벌떡 자리에서 일어나 겉저고리를 벗어 옷걸이에 걸어놓고 돌아왔다.)

“열이 확 나네. (대선에) 뛰어들기로 결정한 다음에 말해 줄게요. 허허.”

―지역구가 고향인 충남 예산이신데, 차기 총선에 출마하십니까.

“그것도 제가 지금 대답해야 합니까. 시구가 생각나네요.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만약 대선에 뛰어드시면 여권 후보입니까, 야권 후보입니까.

“그것도 대선 후보로 갈 때 봅시다.”

질문의도를 모를 리 없는데, 이 대표는 과장을 섞어가며 함정을 피해갔다. 재차 입을 떼려다 미동도 없이 넉넉한 웃음을 머금은 채 앉아 있는 이 대표의 모습을 보곤 포기하고 말았다.

오승훈기자 oshu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