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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그런 짓을” 우주인 교체에 네티즌 의혹 증폭

“왜 그런 짓을” 우주인 교체에 네티즌 의혹 증폭

 
“복사하다가 적발됐다? 점점 의문만 증폭시키네.”

한국인 최초 우주인이 고산씨에서 이소연씨로 교체된 배경에 대해 네티즌들이 의혹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러시아 일간 콤소몰스카야 프라우다는 11일 “고씨가 지난해 9월과 올 2월 허가를 받지 않은 채 가가린 우주센터 밖으로 우주비행 훈련 관련 문서를 갖고 나가 복사하다 적발됐다”고 전했다.

하지만 네티즌들은 고씨가 무엇이 아쉬워 규정위반인줄 알면서 이같은 짓을 저질렀겠느냐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외부의 지시나 압력 때문이라는 주장이다. 아이디 comkjj는 “수천명의 경쟁자를 물리친 고씨가 뭐가 아쉬워 그렇겠냐”며 “훈련만 잘 받다가 우주선을 타면 저절로 국가1호 우주인 칭호를 얻게 되는데, 그것도 모르는 아둔한 사람은 아닐 것이다”고 지적했다.

zzzgobad도 “한 개인의 잘못으로 보기엔 이해하기 어렵다”면서 “기회와 명예가 물거품처럼 사라질 것을 알면서도 그렇게 모든걸 포기하고 정보를 빼낼려고 했겠냐. 이건 나라을 위해 고씨가 어쩔수 없이 한 것이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고씨가 삼성 출신이라는 점도 ‘스파이 의혹’을 증폭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하지만 고씨가 만일 스파이였다면 자료를 복사하는 그런 원시적인 방법을 택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의견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고씨가 밝힌 것처럼 공부 욕심으로 인한 실수로 빚어졌다는 주장이다. 고씨는 “부끄럽지 않은 우주인이 되기 위해 조금이라도 더 많이 보고 더 많이 배워가려고 노력했는데 선을 넘어버렸다”고 밝힌 바 있다.

설령 스파이가 아니라 하더라도 삼성종합기술원 등 보안 개념이 철저한 곳에 근무한 경력이 있는 고씨가 1차 경고를 받고 또다시 규정 위반을 무릅쓰고 ‘과욕’을 부렸다는 설명은 쉽게 수긍이 가지 않는 대목이다.

교육과기부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의 설명대로라면 고씨는 지난해 9월 외부 반출이 금지된 훈련교재를 자신의 짐과 함께 한국으로 보냈다가 나중에 반납했고 올 2월에는 러시아 동료를 통해 자신의 임무와 관련이 없는 우주선 조종 관련 교재를 가지고 있다가 발각됐다. 이에 러시아 가가린우주인훈련센터가 훈련과정에 대한 종합평가 결과를 통보하면서 탑승우주인 변경을 권고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러시아측이 ‘우주인 교체를 전적으로 한국 정부가 결정했다’고 발표하고, 러시아 언론이 ‘고씨가 기술문서를 복사하다 적발됐다’고 보도하는 등 논란의 불씨는 여전하다.

한편 인터넷상에서는 “국제적 망신도 이런 망신이 없다”(urusai), “그는 현대판 문익점이다”(terruce) 처럼 이번 사태가 애국심 논쟁으로도 번지고 있다.

<고영득 경향닷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