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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신 안 굽힌 오세훈

 
[동아일보] 2009년 10월 14일(수) 오전 02:57

[동아일보]
野의원 “용산 유족 왜 안만나나” 비판에“의원께선 국감때만 관심… 市는 늘 노력”

13일 서울시에 대한 국토해양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는 상대적으로 무딘 질의를 여유 있게 맞받아치는 오세훈 시장(사진)의 자신감 있는 답변이 눈에 띄었다. 민주당 강창일 의원이 용산 참사에 대한 서울시의 대책이 무엇인지 따지자 오 시장은 “용산, 의원님이 아시는 것보다 (서울시가) 더 적극 대응하고 있다”며 “서울시가 해야 할 일”이라고 답변했다. 또 같은 당 김성순 의원이 서울시의 대심도로 건설 계획은 인구 집중이 심화돼 삶의 질을 떨어뜨릴 우려가 높다고 지적하자, 오 시장은 김 의원의 질문이 끝나기도 전에 “인구 증가가 우려된다고 교통시설을 만들지 말라는 말씀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야당 의원들이 서울시의 각종 ‘르네상스’사업 문제를 연이어 지적하자 한나라당 장광근 의원은 “동부권 르네상스 계획은 민주당이 여당 시절일 때 발표된 것 아니냐”고 질의했다.

오 시장은 “굳이 해명할 필요를 못 느낀다”며 “시민들이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짧게 답했다. 국감 막판에 민주당 조정식 의원이 “용산 참사 피해 유족들을 만나지 않는 이유가 뭐냐”며 질책하자 “의원께서는 국감 기간에만 용산 참사에 관심을 보이지만 서울시는 참사 이후 해결을 위한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여 왔다”고 반박하는 등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오 시장은 이날 의원들의 질의에 내용을 구체적으로 해명하기보다 자신의 소신을 밝히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할 때가 많았다.

이날 국감장을 찾은 여야 의원 보좌관들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차기 서울시장 후보 중 가장 앞선다는 결과가 나오고 있어 오 시장이 자신감을 갖고 국감에 임한 듯하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국감장 주변에서는 오 시장의 답변 태도에 대해 무딘 질문에도 강한 어조로 답변해 ‘갑’과 ‘을’이 바뀐 것 같다”는 평도 나왔다.

이동영 기자 arg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