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지웃음 짓다 대인기피증", 서비스 근로자 '위험'
[CBS사회부 윤지나 기자] # 백화점과 대형할인점 등 줄곧 유통 서비스업에서 일을 해왔다는 김 모(28,여)씨는 최근 고객만족센터에 근무하면서 대인기피증을 얻었다. 하루에도 수 십 명씩 불만을 호소하는 고객들을 대하면서도 싫은 표정 한번 지을 수 없다보니 가슴통증까지 생겼다. 가슴통증과 함께 불안감까지 증상이 심각해지면서 김씨는 결국 직장을 그만둘 수밖에 없었다. # 3년 전 사무관리직인 고객만족팀장으로 승진한 김 모(35,남)씨 역시 많은 고객들을 상대하는 업무를 맡았다 공황장애까지 앓게 됐다. 어느 날 회식 도중 숨이 막히는 증상을 보이며 의식을 잃은 김씨는 고객의 다양한 불만처리와 대인관계 책임에 따른 직무스트레스를 인정 받아 최근 산업재해 요양 판정을 받았다. 이처럼 은행과 백화점 등 서비스산업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이 이른바 ‘감정노동’으로 인해 극심한 직무스트레스에 시달리며 건강을 해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감정노동이란 고객의 심정적 만족을 위해 자신의 감정을 억누르고 다른 사람에게 무조건 맞추는 노동으로, 주로 '친절이 곧 생존'으로 여겨지는 대인 서비스직 종사자들에게 많이 요구된다. 노동환경연구소와 전국민간서비스산업노동조합연맹이 이들 서비스산업 종사자 2천여 명을 조사한 결과 상당수가 우울증과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수면장애 등 정신질환에 시달린다고 답했다. 특히 답변자의 8.1%는 고도의 우울증상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트레스 수준이 높아 정신건강 수준이 낮을 것으로 예상되는 해직자공무원(6.1%), 상용직노동자(5.9%)보다도 더 우울증에 취약한 것이다. 고객과의 상호작용이 더욱 밀접한 화장품 판매직이나 백화점 및 할인점 종사자들의 경우 다른 서비스 직종에 비해 우울증 비율이 2-3배 이상 높게 나타났다.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징후를 보이는 답변자도 6.7%나 됐다. 외상후 스트레스란 신체적인 손상이나 생명을 위협하는 심각한 상황에 직면한 후 나타나는 장애로 주로 참전병사들이 앓는 정신질환이다. 다양한 인명사고를 경험하는 지하철과 철도 기관사에서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의심자가 6.5%인 것을 고려하면 서비스업종 종사자들의 정신건강이 얼마나 심각한 상황인지 알 수 있다. 이에 대해 임상혁 노동환경연구소장은 "감정노동으로 인한 스트레스는 실제 느끼는 감정과 밖으로 표출되는 감정이 다른 상태가 오래 지속되는 데서 온다"며 "하루 종일 억지 웃음을 짓다보면 면역력이 떨어져 신체적 정신적 문제가 생기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임 소장은 "서비스 산업이 계속 증가하는 만큼 적정 휴식시간 보장, 교대업무제 도입 등 이들의 건강권 보호를 위한 작업들이 시급하다”고 조언했다. jina13@cbs.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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