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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석희, 왜 우리시대 최고 MC일까? [배국남이 만난 사람]

손석희, 왜 우리시대 최고 MC일까? [배국남이 만난 사람]



[마이데일리 = 배국남 대중문화전문기자] “‘시선집중’은 쉬운 프로그램이 아니었다. 하지만 내 인생의 최고의 선택이었다. ‘시선집중’처음 제의를 받았을 때는 오래 못할 것 같아 고사했는데 당시 담당PD(정찬형)가 ‘자폭하겠다’고 해서 맡게 된 프로그램이다”MBC 라디오 방송 진행 10년을 맡은 공로로 ‘브론즈 마우스’를 수상한 손석희 성신여대 교수의 말을 들으면서 떠오르는 것은 바로 8년전 ‘시선집중’첫 방송을 앞두고 만난 손교수(당시는 아나운서)의 모습이었다.

이제는 방송사들이 라디오 방송에 시사 프로그램을 집중적으로 배치했지만 2000년 9월 당시에는 다소 생소했고 여전히 시사, 정치적인 소재는 라디오 방송에서 다루기 어려운 부분이었다. ‘시선집중’방송직전 만난 손교수는 “버티어보겠다”라는 말로 방송소감을 대신했다.

버티어보겠다던 ‘시선집중’은 8년 사이에 청취자들에게 가장 관심을 촉발시키고 이슈를 불러 일으키는 최고의 시사 라디오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았다. 그 프로그램의 중심에 8년을 한결같이 진행자 자리를 지켜온 손석희가 있다.

2000년 9월 ‘시선집중’을 시작하면서 만났을 때나 브론즈마우스를 수상한 2008년 12월 10일 만났을 때나 모습의 차이를 느끼지 못할 정도다. 본인은 자신의 외모가 변했다고 하지만 동안인 손석희의 외모의 변화를 찾기란 쉽지 않다. 그리고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 방송에 대한 열정과 소명의식 그리고 ‘시선집중’에 임하는 초심이다.

방송인으로서, 언론인으로서의 지켜내기 참으로 어려운 소중한 가치와 원칙을 온몸으로 견지해내기에 전문가나 청취자, 시청자들은 그를 최고의 언론인, 영향력 있는 언론인으로 꼽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강의를 나가는 대학에서 매스컴 관련 강의를 하고 있는 기자가 학생들에게 만나고 싶은 사람이 누구냐는 질문에 대부분의 학생들은 “손석희”라고 주저없이 답하는 것도 바로 손석희가 방송인으로서, 언론인으로서 바람직한 모습을 보여주며 롤모델을 하고 있기 때문이리라.

“(‘시선집중’)프로그램을 공론의 장으로 이끌려고 합니다. 상업주의와 정치적인 것으로부터 거리를 두고 많은 사람들이 진정으로 알고 싶은 것, 말하고 싶은 것들에 대한 통로를 마련하려고 노력합니다”

8년전 ‘시선집중’을 시작하기전 만난 손석희는 기자에게 이렇게 말했다. 그리고 8년후 만난 손석희는 이 말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강조한다. “생방송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편집이란 있을 수 없는 ‘시선집중’은 숨소리마저 전달해주는 장점이 있다. 이런 장점을 활용해 국민들이 알고 싶어 하는 말하고 싶어 하는 통로 역할을 하기위해 노력을 했다. 이 때문에 ‘시선집중’이 정치, 시사 커뮤니케이션 개척을 했다는 생각도 든다.”

상투적 질문을 하나를 던졌다.‘시선집중’8년을 지속했고 더욱이 많은 사람들의 귀를 기울이게 하는 최고의 시사 프로그램으로 부상한 원동력이 무엇이냐는 질문에“관심을 갖고 찬사와 비판을 해주는 청취자, 그리고 골병이 들면서도 최선을 다하는 작가와 PD, 출연패널들, 그리고 수많은 출연자들 덕분이다”고 말했다.

매일 생방송을 한다는 것은 초인적인 힘이 필요하다. 친구도 만나지 못하는 경우도 있고 가족과의 여행, 지인들과 편하게 술한잔 할 수 있는 기회도 희생해야한다. 사고가 나도, 몸이 아파도 마이크 앞에 서야하는 것이 생방송 진행자의 숙명이다.

이숙명을 감수하며 손석희는 묵묵히 ‘시선집중’8년을 지켜왔다. 브론즈 마우스 시상식에 참석한 MBC 엄기영 사장은 “철저한 자기관리가 뛰어난 진행자”라고 치하한 것도 이 때문이다.


철저한 자기관리가 없었다면 오늘의 ‘시선집중’도 손석희도 없었을 것이다. 바로 손석희가 최고의 시사 프로그램 MC로 자리잡은 데에는 철저한 자기관리가 있었던 것이다.

그동안 손석희를 만나면서 한번도 흐트러진 모습을 보지 못해 궁금증에서 유발된 질문하나를 던졌다. 술에 대한 것이다. “술은 먹는데 체질적으로 받지 않는다. 회식자리를 끝까지 지키는데 맥주 한잔만 먹어도 얼굴이 빨개져 술을 많이 먹지 못한다”고 했다.

철저한 자기관리에는 이러한 술자리에서부터 사람들과의 만남에 이르기까지 방송과 관련된 모든 부문에 걸쳐 이뤄진다.

브론즈마우스를 수상한 것을 기념해 가진 기자 간담회 인터뷰에서도 이러한 손석희의 태도는 여지없이 드러났다. “제가 인터뷰를 할 때 실명을 밝히지 않는 것은 혹여 제말이 와전돼 본의아니게 당사자에게 피해가 갈수도 있기 때문이다. 양해하기 바란다”단어 하나에도 신중함이 진하게 배어 있다.

이 때문에 손석희 하면 ‘바르고 매우 이성적인 이미지’의 등가물로 여기는 사람들이 많다. 본인은 이러한 이미지에 어떤 생각을 할까, 집에서도 이러한 스타일일까. 손석희는“내 생활 스타일이 원래 그래 부담감은 없다. 집에서도 방송에서 보는 모습과 비슷하다”고 웃는다.

자기관리만 잘해서 최고의 MC가 될 수없다. 방송인으로서 자질과 재능도 뛰어나야한다. 손석희의 멘트 스타일을 보면 그가 왜 최고인지를 금세 알 수 있다. 손석희는 프로그램을 진행할 때 출연자들이 편하게 말할 수 있도록 반발짝 물러서는 진행 스타일을 보이고 자신이 멘트를 반발짝 앞선다. 또한 진행 멘트를 할 때는 청취자들보다 조금 반박자 앞선 의견을 개진해 여론을 환기시키려한다.

“반 박자 앞서는 진행 스타일은 계량적으로 측정하기가 어렵고 이런 진행을 견지하기가 힘들고 고민도 많이 한다. 하지만 분명한 것 늘 그런 마음으로 방송에 임하고 싶다.”

이같은 손석희의 진행 스타일로 방송초반 등장했던 김영삼 전대통령등 유명인에서부터 서민에 이르기까지 적용돼 최고의 방송, 최고의 방송인으로 우뚝 설수 있었던 것이다.

여기에 놀라울 정도의 균형감각을 유지하고 있다. 어느 쪽에도 치우치지 않으려는 균형감각은 늘 사안에 따라 찬반입장이 첨예하게 엇갈리는 시사, 정치문제를 다루는 프로그램의 생명이다.

“‘시선집중’을 하면서 가장 힘든 방송 아이템중의 하나가 바로 황우석박사에 관한 것이었다. MBC‘PD수첩’도 한쪽의 당사자였고 황우석박사측도 당사자였다. 그래서 두쪽 입장 모두를 고려했다. 아마 ‘PD수첩’팀이 당시 무척 서운했을 것이다”

균형감을 유지하기가 얼마나 어려운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균형감각을 유지하고자 하는 손석희의 노력의 일단을 드러내는 일화 하나를 소개했다. “미국에 있을 때 ‘손석희의 미국탐험’이라는 프로그램을 제작했다. 당시 전직 방송기자 출신인 시민운동가를 만났는데 왜 기자를 그만두고 시미운동을 하느냐고 물었더니 그분이 기자는 양쪽 입장의 균형과 객관성을 유지해야하는데 한쪽의 입장을 견지하고 싶은때가 많았다. 기자를 그만두고 시민운동을 하는 것은 내가 지지하는 입장을 표명하기위해서다. 저역시 그사람이 말한 것처럼 방송인으로 있는 한 균형감각과 객관성을 유지해야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균형감각과 칼날같이 파고드는 질문, 정확한 멘트, 위기대처능력 등 역시 손석희를 최고의 방송 진행자로 우뚝 서게 하는 원동력으로 자리잡았다.

‘시선집중’의 한재희PD는“손석희 교수의 빼어난 장점은 균형감각과 함께 사안의 핵심을 잡아내는 능력, 그리고 치밀한 시간계산 등이다”고 했다.

지난해 만났을 때 손석희는 이런 말을 했다. “마지막 1초까지도 인터뷰에 쓰고 싶다. 인터뷰 방식 등에 있어 문제제기를 해주시는 분이 간혹 있다. 불편하다는 분들도 계시는데 사실 제 기본적인 생각은 진행자로서 인터뷰 하러 나오신 분들의 의도에만 인터뷰를 맞춰서 할 수는 없는 입장이기 때문에 여러모로 다양한 접근을 할 수밖에 없다. 청취자분들께서 주신 권한으로 이 일을 하고 있는 것이다. 때로는 인터뷰가 세게 나가는 듯 보이는 경우가 있지만 결국은 청취자분들께서 주신 권한이라고 생각하고 주어진 시간 안에 최대한 많은 인터뷰를 담아내고자 노력하는 것이다.”

이말 속에는 방송인으로서 손석희의 태도와 자세, 입장이 보여 지고 방송인으로서 자질이 어떻게 발현될 수 있었는지도 알 수 있는 단초가 있다.

2006년 방송사를 떠나 성신여대 대학교수로 자리를 옮긴 손석희는 “자르지만 않는다면 방송을 계속하고 싶다”는 말로 방송인, 손석희로 남기를 바라는 바람을 피력했다.

손석희가 대중의 시선에 들어서면서부터 청취자, 시청자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것이 있다. 바로 끊임없는 정치권의 영입에 대한 것이다. 일부 청취자나 시청자들은 일부 인기 방송인이 그랬던 것처럼 손석희도 정치권으로 향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제기한다. 수차례만나 이에 대해 들어본 손석희의 입장은 한결같고 단호했다. “전혀 정치를 할 생각은 없어요.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방송일이고 방송일에 최선 다할뿐입니다.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것은 방송과 연관된 일이기 때문입니다.”

최고의 MC라는 손석희에게도 단점은 있다. 감성적인 진행 부분에선 취약점을 드러낸다. 시사적인 주제에 벗어난 인터뷰인데도 어딘가 딱딱하다. 손석희는“사안에 따라 금세 분위기나 진행 멘트 스타일이 스위치(교체)가 잘 안되요”라고 웃으며 “시사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김미화씨는 그런점에서 훌륭해요. 시사 프로그램을 저렇게 따뜻하게 진행할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해요. 제 프로그램에 나온 출연자중 말을 하지 않다가도 김미화씨 프로그램에 나가면 말을 잘해요”라며 미소를 지었다.

손석희와 인터뷰를 하면 긴장을 하게 된다. 반듯함을 유지해야할 것 같은 강박감이 생기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와 인터뷰를 막상 시작하면 참 편하다. 논리적으로 할말만 하기 때문이다. 그의 말에는 허언이나 미사여구는 없지만 하고 싶은 말을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와의 만남이 끝나면 담백하고 아름다운 여운이 남는다.

그와의 만남을 끝내면서 하나의 바람을 가져본다. “‘시선집중’을 공론의 장으로 이끌려고 합니다. 상업주의와 정치적인 것으로부터 거리를 두고 많은 사람들이 진정으로 알고 싶은 것, 말하고 싶은 것들에 대한 통로를 마련하려고 노력합니다” 이말을 10년후에도 듣고 싶고 그리고 20년을 채워 골든마우스를 수상하는 것이다.

[시사 프로그램의 최고 MC로 그리고 방송인의 이상적 모델로 자리잡은 손석희교수. 사진=마이데일리 사진DB]

(배국남 대중문화전문기자 knba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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