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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덕꾸러기’ 욕실, 디자인을 입다


독립적 휴식공간으로 무한 변신

집안에서 가장 눈에 띄지 않는 곳에 자리 잡은 채 천덕꾸러기 신세를 면치 못했던 욕실이 디자인을 입은 휴식 공간으로 진화하고 있다. 독립적인 공간에서 재충전하고자 하는 현대인의 욕구가 반영되며 집의 인테리어 포인트가 거실에서 주방으로, 나아가 욕실까지 옮겨가는 것이다. 편안함은 기본, 집주인의 남다른 스타일 감각과 취향이 묻어나는 공간으로 거듭나는 욕실을 들여다봤다.

# 밝고 보송보송해진 욕실

바닥을 물에 적시지 않고 샤워부스나 샤워커튼을 설치한 건식 욕실이 '유럽식 욕실'이라는 이름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바닥이 건조해서 노인·어린이를 둔 가정의 안전사고 예방에 도움이 될 뿐 아니라, 위생적이고 청소가 쉽다는 장점이 있다.





◇군더더기 없는 디자인으로 미니멀하게 꾸민 욕실(위쪽)과 동글동글한 세면대, 월풀욕조로 자연스럽게 꾸민 아메리칸스탠다드의 욕실.

욕실업체 아메리칸스탠다드의 마케팅팀 박소영 과장은 "욕실을 2개씩 갖춘 아파트가 늘면서 손님들이 이용하는 거실 욕실은 깔끔한 건식욕실로, 가족들이 이용하는 욕실은 고전적인 습식 스타일로 꾸미는 것이 요즘 욕실 인테리어 트렌드"라고 전했다.

건식 욕실이 자리를 잡아감에 따라 그동안 욕실에 금기시됐던 소재인 목재나 벽지, 카펫, 페인트 등도 과감하게 사용되고 있다. 히노키나 규조토·백토·옥 등의 재료를 사용하거나 천연 원료를 배합하여 만든 페인트 등으로 욕실 벽면을 마감하기도 한다. 보송보송한 건식 욕실을 유지하기 위해 바닥에 보일러 배관을 설치하거나 라디에이터를 설치할 수 있다.

건식 욕실의 등장과 함께 욕실 인테리어 디자인에 오픈형 구조가 적극 도입되고 있다. 채광이 잘 되는 곳에 욕실을 배치하고 욕실 문턱과 문을 없애 외부에서도 쉽게 안을 들여다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말한다. 일반 방 못지않은 큰 창을 내 밝게 한 것도 특징이다. 이에 따라 욕실에 들어가는 전 제품을 '미니멀', '클래식' 등 하나의 주제에 맞춰 디자인한 패키지 상품이 다양하게 나오고 있다.

# 세계적 디자이너들 욕실 제품 선봬

세계적 디자이너와 협업하거나 이색적인 소재를 사용하는 등 욕실 제품에 새로운 디자인을 입히는 시도도 다양하게 이뤄지고 있다.





◇산업디자이너 카림 라시드가 디자인한 새턴바스의 커플 욕조(왼쪽)◇아메리칸스탠다드의 스톤 톱볼 세면대

욕실업체 새턴바스는 산업디자이너 카림 라시드와 손잡고 디자인 욕조와 세면대를 내놓았다. 액상아크릴 소재를 사용해 물방울 등 유기적인 형상에 핫핑크, 라임그린 등 산뜻한 색상을 입혔다. 아메리칸스탠다드의 스톤 톱볼(전용가구 위에 올려놓듯 설치한 형태) 세면대와 오바 아이 톱볼 세면기는 건축가 데이비드 취퍼필드가 디자인했다. 각각 조약돌과 사람의 윙크 모양에서 모티브를 얻어 제작한 것으로,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현대적 디자인이다. 또 장 누벨, 조셉 로넨, 아킴 폴과 같은 해외 디자이너와 협업해 20가지 테마의 다양한 디자인 욕실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지난 5월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2009 상하이 욕실 및 주방설비 국제박람회'에는 인조가죽으로 만든 세면대와 양변기, 연성 재질로 제작돼 누운 자세에 따라 모양이 변하는 욕조 등 이색 소재를 사용한 제품이 전시됐다.

자신이 원하는 디자인과 욕실의 규모, 용도에 맞는 제품을 직접 선택해 시공을 요청하는 사람도 늘고 있다. 욕실업체 로얄 & 컴퍼니 관계자는 "욕실을 직접 꾸미고 싶어하는 소비자가 늘어나면서 올 들어 소비자의 직접 문의가 30%가량 늘었다"며 "욕실을 전체적으로 개조하는 것보다 세면대나 타워형 샤워기와 같은 포인트 제품을 많이 찾는다"고 밝혔다.

백소용 기자 swinia@segye.com